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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춤추게 하라.
신수용 사장.대기자(전 대전일보 대표이사. 발행인. 편집인)

연말 대전 서구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과 여럿이 만났다. 점심을 나눈 뒤, 좋은 차(茶)가 있다고 끌어 그의 사무실로 몰려갔다. 그의 방은 3층 맨 끝에 있었다. 둥그런 회의 탁자 위엔 지역 신문과 경제지가 놓여 있었다.

흥미로운 나무 간판이  벽에 있었다. 간판엔 신영복 체로 ‘고객을 춤추게 하자’는 글귀가 적혔다. 어떤 CEO의 경영 메시지보다 인상적이었다. 고객을 춤을 추게 하는 경영, 고객이 덩실덩실 기뻐서 춤추는 모습이 그려진다.

간판에 사연을 물었다. 웃기만 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그는 대전 사립고 교감 선생님 출신이다. 경영학이나 금융학을 전공한 적도 없다. 그저 수십 년간 일선 교사로 일했던 터다. 그의 말대로 20년 간 ‘백묵 장사’를 했다.

- 리더의 분명한 철학이 조직을 살린다.

그의 얘기는 흥미로웠다. 교사였던 그에겐 금융업은 낯설었다. 어찌어찌하여 금고 이사장을 맡았지만 난감했다. 그래서 지방지와 경제신문만은 매일 빼지 않고 정독했다. 그리고 석 달간 현장을 뛰었다. 회원들을 만났고, 동종업계 인사와 은행에 있는 제자들에게서 조언을 들었다. 간판은 그들에게 얻은 모든 조언을 모아 내린 결론이다.

만년 적자이던 경영이 취임 1년 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물론 IMF의 아픔도 겪었다. 여러 차례 금융정책의 변화로 시련도 맞기도 했다. 지금은 취임 때보다 영업매출을 수백 배나 높여 놨다. 연전에 대통령상을 수상할 때 “고객을 춤추게 했더니 나도 춤을 추게 되더라.”라고 소감을 전했다.

선거 때만 되면 정당들이 손짓을 했다. 그때마다 "저는 국민을 춤추게 할 수 없다"라며 손 사레를 쳤다. 저마다 잘났다고 나서는 선거판에 ‘국민을 춤추게 할 수 없다’며 도리질을 했다. 그래서 존경을 받는다.

취임 3년 차인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각 부처가 기해년 신년사를 내놨다. 충청권 등 광역, 기초단체장들도 그렇다. 국회의원들이나, 지방의회 의장도 마찬가지다. 신년사는 한결같이 ‘민생’을 꼽았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키워드들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체감하는 경기부진이 워낙 하향세 때문이다. 해가 바뀌었어도 나빠지면 나빠졌지, 호전될 조짐이 흐릿하다.

여권은 이 탓을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민생에 소홀한 탓으로 돌리고 있다. 두 전 정권의 국정농단으로 국가 신뢰도가 무너지고, 기반이 흔들려 경기가 하향곡선을 그려왔다고 설명한다.

다른 한쪽은 정반대다. 현 정권의 소득주도 성장이란 국정방향의 오류라고 반박한다. 최저임금인상 등의 경제 정책 실패와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간의 ‘김&장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맞선다.

게다가 문재인-김정은의 만남 등을 놓고 진보 진영은 ‘통일이 대박’을 외친다. 보수진영은 전혀 다르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속아 민생에 소홀한다.’,‘ 권력층과 여권 실세들만 좋아졌지, 헛된 공약으로 지역과 세대의 갈등만 부추겼다. “고 꼬집는다. 심지어 ’반재벌 친 노조‘라고 규정, 공세를 강화한다.

진보. 보수가 이처럼 허구한 날 티격태격할 때 민생은 허덕였다. 지방 공단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고, 경제의 추락했다. 이런데도 진영 놀음을 계속할 것인가.

작년 이때 문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등이 생각난다. 그때 ‘나라가 달라지니 내 삶도 좋아졌다고 느끼도록 경제의 활성화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국민들 신명 나게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경제를 살려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에 방점을 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월1일 시민들과 해돋이 등산을 하며 참가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켑처]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금 이 말은 지켜졌을 까. 답은 문 대통령이 올 신년사에서도 불평등과 양극화를 되풀이했다. 그렇다면 작년 약속이 큰 진전이 없다는 얘기 아닌가.

한국갤럽, 리얼미터 등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가 40%대로 반토막난 것은 이 까닭이다. 1년간 좋은 나라 만들기가 헛구호였기에 말이다. 여권 내에서도 오히려 퇴보됐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정부. 여야. 노사정. 기업이 한몸으로 난국수습중요.

일자리는 전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득 역시 불균형이 심해졌다. 고소득층은 늘었어도, 저소득층은 되레 줄었다. 이는 정부의 다짐과, 약속과는 거리가 있다. 다르다. 보호가 더 필요한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소득이 모두 악화됐다.

잘못된 매듭을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과 정부, 여야,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사정이 ‘내 탓’이라고 외쳐야 한다. 그리고 힘을 합쳐야 가능하다. 이게 곧 난국을 수습하는 길이다. 말의 성찬도, 억지춘향 노릇도 곤란하다.

제대로 된 나라의 방향, 미래의 한국, 충청을 다시 점검하여 활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청와대 참모진 몇 사람, 장관 몇 사람을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국정을 공유한다는 명분으로 특정지역 인사들로만 꽉 채울게 아니다. 적폐 청산이라는 구실로 나와 다른 사람을 적으로 삼아 탈탈 턴다는 오해부터 없애야 한다.

막힌 곳은 뚫고, 새는 곳은 막아야 한다. 밀고 당기는 정쟁 때문에 낮잠을 자는 민생현안, 지방의 현안부터 점검해야 한다. KTX 세종역 신설이나 지하철 역신설로 논란과 갈등을 키울게 아니다. ‘때(時’가 있기에 말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흥이 나서 춤추게 할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지를 고민하고 실천할 때인 것이다.

경쟁과 효율을 동력에 불을 댕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 이유로 경쟁에서 밀려난 약자들에게도 눈을 돌려라. 질병, 사고, 실직, 은퇴 등으로 인한 고통을 받는 약자들 말이다. 물론 길은 험난하고 단기간 성공할 수도 없다. 정부는 그래서 우리를 설득하고, 소통하여 함께 동행해야 옳다. 그래야 국민이 춤을 춘다. 
 

[신수용 칼럼]신수용 대기자  ssyoung56@xinseg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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