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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논단] 포항의 ‘눈물’, 그리고 ‘포용국가’정부와 청와대, 무너진 개인과 지역 경제 “나 몰라라”… 지역의 정치가 양 극단으로 치닫는 근본적 이유에 답한 셈

[포항=신세계보건복지통신] 권택석 기자

<프롤로그>
지난 3월 20일, 정부조사연구단의 발표로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된 인재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 정부의 사후조치와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도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역 여권의 경우, ‘특별법 제정’에는 원칙적으로 포항시의 입장과 동일(그 정도의 차이는 모르되)하나 배.보상과 동시에 ‘책임자 처벌’을 하나의 중요한 요건으로 제시하거나 입법권이 있는 국회에서만 논의하자는 주장을 내세우며 약간의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무튼 이 건에 관한 한 모든 책임은 정권의 시점을 떠나 고스란히 ‘국가’의 것이요, 현재 이 ‘국가’를 이끌고 있는 정부와 청와대는 자신들이 도달해야할 목표지점을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포용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포용국가란? 사회적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확대를 통해 국민행복에 국가가 적극 개입하는 국가’라는 일반적인 의미로 통용된다.

그렇다면 국가의 실험대상이 된 지역에서 피해 입은 시민으로 엄청난 재난을 겪은 나머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데다 지역의 경제마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면 그 지역의 사람들이야말로 누구보다 우선적으로 ‘포용국가’의 우산 속에 편입돼야 하지 않을까? 아니라면 자신들이 스스로 제시한 국가의 모델에 위배돼 모순을 드러내는 이 정부의 한계를 보이는 것이랄 수 밖에 없지 않나?

<아직은 차분한 포항의 대응, 그러나?>
포항시는 현재까지 정부와 청와대, 그리고 국회를 향해 단계적인 해법으로 풀어갈 것을 제시하고 있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과 도지사는 대통령부터 현 정부의 유력인사 및 관련 국회의원 등을 꾸준히 접촉하며 지진피해 배.보상과 특별법 제정을 설득하고 있는 모양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일단 형식적으로나마 단일대오를 갖춰 시민단체 등의 조직과 연합해 행동으로 포항시민의 요구와 항의를 전달하고 있다. 이 단체는 특별법 제정 등의 적절한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6월 3일 국회 앞 상경시위를 벌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포항시민들은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시민과 일반 국민들의 바람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에 대해 지극히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음으로써 포항시민의 응어리를 표출시키게도 했다.

<먼저 사태 해결의 컨트롤타워를 설치해야>
정부와 청와대는 자신들의 책임이 분명한 이 사태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뒷짐만 지고 있는 건가? 문득 前 정권의 ‘세월호 사태’가 떠올려진다. 세월호 문제도 정부와 청와대가 버티고 외면하다 일을 키워 ‘촛불정권’이라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정권을 탄생시키는 단초가 됐다는 점을 그로 인해 출범한 이 정부는 각골명심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보다 훨씬 국가의 책임이 큰, 아니 전체가 국가의 책임인 포항지진 문제에 마주한 이 정부와 청와대가 포항이라는 도시를 바라보는 태도가 고작 이 정도라니! 아무리 부인하려해도 이런 면에서 현 정권의 정치적 지역차별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국회를 핑계 대며 빠져나갈 생각만 하지 말고 정부와 청와대 스스로 이 사태에 대한 향후의 계획을 말해야 한다. 거기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면 포항시민, 그리고 국민은 국가의 실책으로 인한 재난을 입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 국가에서 사는 꼴이 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한 지역 언론단체의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올해 안에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실 산하에 책임지는 전담부서를 설치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것이 이 정부와 청와대가 내놓아야 할 포항지진 문제에 대한 해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일단 정부 측의 전담부서를 설치해 해결방안들을 수립해가면서 국회와의 협조로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것이 포항시민에 대한 올바른 예의요, 문제에 대한 정석적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와 포항지진은 출발점이 달라>
이런 상황에 요즘 지역 언론이나 SNS를 통해 연신 포항시를 때리고 있는 사람들은 포항시가 최근 맷집이 좋아지다 보니 만만해져서인가? 아니면 포항시민이 만만해서인가? 본인들은 그러할 수 있는 자격을 포항시민으로부터 부여 받은 것이기나 한 것인가?

게다가 페이스북에 지진문제로 자주 등장하는 한 논객은 김정재 의원의 특별법이 세월호 특별법과 유사하다며 세월호 피해자들이 특별법이 아닌 소송을 통해 충분한 보상을 받았듯 포항지진 피해자들도 개별소송을 통해야만 제대로 보상을 받을 것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마치 무슨 대책본부인가 하는 곳의 대변인 같은 논리를 내놨는데 이는 세월호와 포항지진의 당초 출발점이 다름을 무시한 논리다. 포항지진은 처음부터 국가의 중대한 오류로 시작된 사건이므로 두 문제는 해법도 다를 수 밖에 없어야 한다. 본인이 제시한 해법야말로 세월호의 경우를 그대로 베낀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길고 지루한 개별소송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 포항지진 문제는 국민의 뇌리에서 지워져 갈 것이다.

<정치권의 현명한 해법에 기대를?>
그런데 왜 포항의 정치권은 좀 더 고급스럽고도 수준 높은 전술로 한 도시의 민생을 현재까지 외면하고 있는 이 정부와 청와대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자신들보다 정치적 상위에 있는 사람들의 정쟁에 함께 매몰돼 자신의 위치를 누리는 데만 급급해 한다면 그야말로 그들을 뽑아준 포항시민의 삶을 외면하는 행태로 간주돼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을 텐데 말이다. 이들 외에도 현재 내년 총선에서 등판이 유력한 주자로 거론되는 사람들 중 이 질문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어 보인다.

대한민국 정치사를 살펴보면 예전에는 물밑으로라도 반드시 타협을 했었고 그 타협의 결과는 다수 국민들에게 이로운 일로 귀결돼왔다. 타협의 과정이 없으면 국민, 또는 시민의 삶만 피폐해진다. 현재 포항지진의 문제해결에 있어 정치권의 대타협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므로 포항지진에 관한 한 자유한국당의 책임도 무거워 보이는데 현재 그쪽에서 제안했다고 하는 단순히 ‘재해추경을 분리해서 열자’는 수준을 뛰어 넘어야 한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재해추경을 분리하자고 했다하나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고려한 꼼수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재해추경은 ‘타이밍’이 중요하므로 국민을 향해 이를 설득하고 공감을 얻으면 큰 힘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고통 받고 있는 경북 포항과 강원도 고성 주민들에 대한 진정한 마음을 담아서.

<에필로그>
포항지진 특별법은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여야 정치권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롯이 희생을 감수하고 있는 국민을 향한 진정한 애정이 전제될 때 제대로 된 입법과정을 거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발 세월호의 경우처럼 때를 놓치고 후회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청와대와 정부, 국회가 한마음으로 아무 죄 없이 고통 받고 있는 51만 시민의 눈물을 하루속히 닦아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사태의 발생 당시 정부와 다르다는 이유에서 지역의 눈물에 대해 소홀히 대처한다면 대한민국의 정부가 되길 포기한 것이요, 정권을 책임지는 여당이 표를 주지 않는다고 지역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여당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요,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정치성향 덕에 호의호식해온 야당이 지역의 분노를 회피한다면 은혜를 배신한 파렴치한 집단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기왕에 현 정부가 어젠다로 삼아 지향하기로 작정한 ‘포용국가’라면 우선 시범적으로라도, 아니면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심정으로라도 포항지진 문제에 대해 명쾌하게 대응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역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 51만 포항시민이 ‘포용국가’의 따뜻한 우산 속에 제대로 편입되는 날을 간절히 소망해본다.

권택석 기자  kwtase@xinseg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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