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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삼국통일 결혼동맹 (5) - 칠성우, 별처럼 빛나는 일곱 친구

『월간중앙』 고정 기고 포항 출신 역사칼럼니스트의 '흥미진진 역사 이야기'

선덕여왕과 김춘추(오른쪽, 훗날 태종무열왕), 김유신 <사진=KBS1 대하드라마 '대왕의꿈'>

[신세계보건복지통신]

글 _ 권경률 (역사 칼럼니스트, 작가)

김유신과 김춘추의 동맹은 서서히 힘을 키워나갔다. 632년 진평왕이 세상을 떠나고 덕만공주가 왕위에 올랐다. 한국사 최초의 여자 임금, 신라 제27대 선덕여왕이다. 두 사람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었다.

성골의 권위를 등에 업고 즉위했지만 여왕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서라벌 귀족들, 신라의 남성 지배층이 반기를 든 것이다. 먼저 이찬 칠숙과 아찬 석품이 난을 일으켰다. 진평왕이 병석에 누워 오늘내일하자 그들은 공주가 보위를 이어서는 안 된다며 군사를 움직였다. 용케 진압하기는 했지만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여왕으로선 자신에게 충성할 신진세력이 절실했다. 김유신과 김춘추는 신라의 미래를 이끌 핵심 인재들이었다. 지략이 뛰어난 유신은 대장군의 자질이 엿보였고, 내정에 밝은 춘추는 재상으로 키울 만했다. 선덕여왕은 용춘공의 보필을 받으면서 춘추와 유신의 입지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신진 세력을 육성한다고 여왕이 마음대로 요직을 내리거나, 재물을 하사하거나, 군대를 편성할 수는 없었다. 인사, 재정, 군사 등 나라의 실권을 서라벌의 뼈대 있는 귀족들이 틀어쥐고 있었다. 두 사람은 스스로 힘을 기르며 때를 기다려야 했다.

15대 풍월주(화랑도의 우두머리)를 지낸 김유신은 화랑 출신 명사들을 모아 ‘칠성우(七星友)’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이름 그대로 풀이하자면 ‘별처럼 빛나는 일곱 친구’다. 알천, 보종, 염장, 호림, 임종, 술종이 유신과 함께했다. 모두 능력과 덕망을 갖춰 낭도들이 우러러보는 인재들이었다.

“공들은 남산 우지암에 모여 나랏일을 의논했다. 윗자리에는 알천이 앉았다. 한번은 모임 장소에 큰 호랑이가 나타났다. 모두 놀라 일어났으나 알천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태연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호랑이가 달려들자 그는 꼬리를 붙잡고 땅에 내리쳐 죽였다. 알천이 상석에 앉았지만 공들은 김유신의 위엄에 복종했다” - <삼국유사> 기이 ‘진덕왕’ -

태종무열왕(김춘추), 그리고 김유신과 칠성우 <사진=STB 상생방송 캡쳐>

칠성우는 남산에서 회합을 가졌다. 알천이 윗자리에 앉은 이유는 연장자였기 때문일 것이다. 호랑이 꼬리를 잡고 땅에 내리쳐 죽일 만큼 힘이 장사였으며 두려움을 몰랐다고 한다. 그가 용맹한 장수였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알천은 선덕여왕 때 신라 대장군이 되었다. 그는 서기 638년 북쪽 변경을 침범한 고구려군을 칠중성에서 크게 무찔렀다. 이 싸움에서 죽이거나 사로잡은 적병의 수가 대단히 많았다. 신라는 여세를 몰아 이듬해 하슬라주(강릉)를 북소경(北小京)으로 삼았다. 고구려의 턱밑에 전략적 요충지를 구축한 것이다.

김유신의 뒤를 이어 16대 풍월주에 오른 보종은 화랑도의 덕망 높은 지도자였다. 그는 아버지 설원을 계승해 신선의 도를 추구하며 낭도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들은 ‘운상인(雲上人, 구름 위의 사람들)’을 자처하며 화랑도의 주요 계파로 자리 잡았다.

반면 김유신은 문노가 창시한 ‘호국선(護國仙, 나라를 지키는 무리)’을 대표하면서 보종과 다른 노선을 걸었다. 그러나 유신은 구름 위에 머물 듯 신선처럼 살아가는 보종을 존경했다. 나라에 큰일이 있으면 반드시 그의 의견을 묻고 경청했다.

17대 풍월주 염장

17대 풍월주였던 염장은 말주변이 좋고 친화력이 뛰어나며 처세에도 능했다. 그는 보종의 부제(화랑도의 2인자)였다가 풍월주를 물려받았다. 결혼을 통해 운상인과 호국선, 구세력과 신세력의 분열을 극복하여 화랑도를 크게 통합시킨 공이 있다.

632년 칠숙과 석품의 난이 일어났을 때 염장은 덕만공주를 도와 난을 진압했다. 그 공으로 여왕이 즉위하자 조부(調府)의 영(令, 우두머리)이 되었다. 조부령은 나라 살림을 맡아보는 부서의 수장이었다. 지금의 기획재정부 장관에 해당한다.

그는 세금을 거두고 지출하면서 김유신과 김춘추를 경제적으로 후원하고 훗날 큰일을 도모할 ‘실탄’을 마련했다고 한다. 비록 재물과 여색을 탐하는 게 흠이긴 했지만 유신이 삼국통일의 포부를 펼치는 데 꼭 필요한 ‘능력자’였던 것이다.

칠성우는 제각기 실력을 갖춘 차세대 지도자들이었다. 김유신은 이 모임을 선덕여왕에게 충성할 신진 세력의 주축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들이 내심 섬긴 임금은 따로 있었다. 바로 미래의 왕 김춘추였다. 칠성우는 유신이 안배한 춘추의 그림자 내각이었다. 삼국통일의 중추 세력이 여왕의 우산 아래서 힘을 키운 것이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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