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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논단] 또 다른 불공정 잉태할 포항시의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 정책

1인당 연간 소요예산 1억4천만 원 돌파... 일부 장애인에 편중된 복지예산, 어쩌나?

"중앙정부 발 빼는 사업에 지방정부가 부담 떠안아?"

포항시, 작년 시위 때 2022년까지 13명 지원키로 약속... 자립생활센터 측, 추가 요구 및 선정기준 완화 요구

포항시청사 (작은 사진은 지난 14일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시위 모습)

[포항=신세계보건복지통신]

지난 14일 작년에 시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15개 노동·시민사회단체와 동조(?)해 시장실까지 점거한 바 있는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420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시 측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벌인 기자회견 및 시위가 있었다.

터놓고 얘기하자면 그들이 줄곧 주장하는 ‘24시간 활동지원’과 ‘탈시설’은 이 정부의 대표적 장애인 공약이었으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현 시점에 이르러서도 지지부진하거나 오히려 정부 측에서 발을 빼는 모습마저 엿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시는 올해까지 모두 10명에게, 2022년까지 총 13명에게 24시간 활동지원을 약속하며 현재 시행 중에 있다. 총액으로 따지면 금년에만 14억이 넘는 예산이 단 10명의 장애인을 위해 쓰인다는 얘기다.

소요되는 예산으로만 보자면 이들 1명에게 연간 1억4천만 원이 넘게 들어간다. 물론 순수 개인 차원이 아니라 활동지원사와 활동지원기관에 돌아가는 몫을 포함해서다.

포항시에는 1년에 받는 예산총액이 1억에 미치지 못하는 장애인단체가 허다하다. 실제 시에서 별도로 진행하는 장애인일자리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5천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체가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27000명이 넘는 포항시 장애인 중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예산으로 1억을 훨씬 넘긴다는 것은 또 다른 불공정을 야기할 수도 있을 거라 짐작된다.

일단 여기서 지적되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을 얘기해 보자.

첫째는 포항시가 올해까지 24시간 활동지원을 받는 10명의 장애인 중 6명에게 16시간 초과 8시간에 드는 3억6천만 원 이상의 예산을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활동지원은 누구의 책임이랄 것 까지 따질 바는 못되지만 근본적으로 국가나 광역 지자체 차원의 사업이 돼야 함이 마땅하고 그래서 예산도 국비 내지 도비가 주로 쓰여야 한다. 그런데도 현재 회원이 극소수에 불과한 해당 단체들이 만만해 보이는 기초지방자치단체를 향해 시위를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둘째는 작년 그 난리 끝에 2022년까지 13명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을 약속했는데 이제 와서 그 것도 적다며 추가 요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에 더해 선정기준의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가족이나 부모가 있을 경우에도 24시간 활동지원을 해줄 것과 타 지역으로 이주 시 거주연한을 없애거나 최소화해 달라는 것. 

경산에서 이주해 와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간부로 활동하고 있는 S모 씨는 포항으로 주소지를 옮긴 지 1년 정도 밖에 안돼 거주연한에 의한 자격문제로 수혜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포항시로서도 이마저 통제하지 못하면 경상북도의 중증장애인들이 너도나도 포항으로 몰려들 판이라 불가피한 규정일 것이다. 참조로 경북도에서 24시간 활동보조를 받는 중증장애인은 총 16명인데 그 중 포항시가 63%인 10명, 내년까지는 13명이라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함으로써 경북지역 상당 수 중증장애인들이 포항으로 이주를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셋째는 활동지원기관 간 불공정의 문제다. 이는 한때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의 보조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으로 자질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모 단체장의 모친이 이사로 있는 포항YWCA에서 관내 활동지원사들의 교육을 독점, 이 과정을 이수한 많은 활동지원사들이 특정 기관으로 편중 지원하고 있어 해당 단체의 배만 불린다는 얘기도 들린다.

넷째, 전국적으로 시설 내 장애인의 80% 정도가 발달장애인인데 지금 탈시설과 활동지원 시간 연장을 요구하는 단체는 지체장애인, 또는 그 중 한 부류인 척수장애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들이 주도하는 탈시설의 흐름이 계속돼 시설이 폐쇄되기 시작하면 정작 다수를 차지하는 그들은 갈 곳이 없어 큰 문제라는 소리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발달장애인을 보호하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한 카톨릭 신부가 이 점을 우려해 최근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넣은 사실도 있다.

마지막으로 더 취약하다고 평가 받는 장애인들 중 상당수가 지원의 사각지대에서 아직 시설의 보호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우리는 24시간 활동보조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을 이 사회에서 가끔씩 접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포항시는 목소리 큰 사람 먼저 챙겨주느라 이들에 대한 배려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휠체어만 탔지 건강한 사람 못지않은 체력을 지닌 이들도 목소리 크고 노동·시민사회단체를 동원할 힘만 있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불공정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다. 

물론, 시설이냐, 탈시설이냐 하는 점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선호를 달리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받는 혜택만은 당연히 공정해야 한다. 국가가 완벽하게 모든 중증장애인들에 대한 과중한 예산을 감당할 수 없다면 형편에 맞는 보호정책을 연구해 시행하고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면 또한 그 범주 내에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장애인 간의 이런 불공정이 그대로 방치되다 보면 요즘 말하는 소위 '귀족노조'에 이은 '귀족장애인'이란 신조어도 탄생할 수 있지 않겠나?

 

문제점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같은 장애인으로서 하도 답답해 내뱉어 본 것이다.

충언하건대 장애인 측에서도 한 발 한 발 내디뎌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마인드로 국가나 지자체와 끊임없는 숙고와 논의를 하려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양쪽 모두 해결 불가능한 조건이 없어야만 궁극적인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겠나?

작금의 이 문제를 자신들만의 것으로 더 이상 키우다가는 비장애인들로부터 아니, 같은 장애인들로부터도 큰 반발에 부딪힐 것이 자명해 보인다. 공정의 문제가 정치권과 특정 계층에서만 불거지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에 관한 한 국가적 정책이 뒷받침돼야 하는 바 더 이상 포항시청 앞에서의 시위는 무망해 보이는 억지로 간주되며 궁극적 해결능력이 있는 정부청사나 경북도청 앞에 가서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신세계보건복지통신  webmaster@xinseg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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